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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위기의 도심포교당 구제에 발벗고 나선 용주사
글쓴이 용주사 등록일 2023-07-11
첨부파일 조회수 73

말사 수원 정혜사 화재로 전소
용주사, 복구기금 5천만원 전달
​​​​​​​“포교는 멈춤없이 계속돼야 한다”

제2교구본사 용주사가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말사를 위해 긴급구호기금 5000만원을 6월28일 전달했다. 사진왼쪽부터 용주사 총무국장 도정스님,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 수원 정혜사 주지 목윤스님.
제2교구본사 용주사가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말사를 위해 긴급구호기금 5000만원을 6월28일 전달했다. 사진왼쪽부터 용주사 총무국장 도정스님,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 수원 정혜사 주지 목윤스님. 뒤편에 전소된 정혜사 전각 모습이 처참하다.

위기에 처한 말사를 위해 발빠르게 아낌없는 지원에 나선 교구본사가 있어 화제다.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주지 성효스님)는 6월28일 말사인 수원 정혜사에 5000만원을 전달했다.

수원 정혜사는 6월21일 원인을 알 수 없는 갑작스러운 화재로 3층 규모 전각이 모두 불에 탔다. 망연자실한 정혜사에 이날 용주사는 화재복구기금을 전한 것이다. 교구장 성효스님이 직접 방문해 말사 스님과 신도 등 대중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화재가 난지 불과 일주일만에 본사 차원에서 지원에 나선 것도, 본사 주지 스님이 직접 방문해 위로한 일도 이례적이라는 것이 교계의 평가다.

이같은 일이 가능했던 건 “포교는 멈춤 없이 계속돼야 한다”는 용주사의 교구운영 철학 때문이다. 정혜사 화재 직후 용주사는 교구운영위원회를 열었다. 교구운영위원회(위원장 자승스님)는 정혜사 재건을 위해 복구기금을 긴급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전법도량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제역할을 못하고 원력이 꺾여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결의였다고 전해진다.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은 정혜사 경내 곳곳을 둘러본 후 “포교도량이 화마의 피해를 입은 모습에 가슴이 아프다”며 “정혜사가 다시 몸을 일으켜 지역포교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교구 차원에서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정혜사 주지 목윤스님은 “감사하고 죄송하고 면목이 없다”며 “본사에서 베풀어 주신 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사찰 재건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정혜사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 희망의 싹을 틔웠다. 이재준 수원시장이 방문해 “시청 차원에서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주지 스님의 운문사승가대학 도반 스님들도 찾아와 위문하고 기금을 전달했다.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사진 가운데)이 정혜사 주지 스님으로부터 피해상황을 듣고 있다.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사진 가운데)이 정혜사 주지 스님으로부터 피해상황을 듣고 있다.
이날 이재준 수원시장(사진 왼쪽 두번째)도 정혜사를 찾았다. 이 시장은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이재준 수원시장(사진 왼쪽 두번째)도 정혜사를 찾았다. 이 시장은 적극적인 행정지원을 약속했다.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은 이재준 수원시장에게 시청 차원의 지원과 조력을 부탁했다.
용주사 주지 성효스님은 이재준 수원시장에게 시청 차원의 지원과 조력을 부탁했다.

수원 정혜사는 1985년 비구니 정화스님이 창건한 도심포교당이다. 파장동에 위치한 정혜사는 도심포교 원력을 끊임없이 펼쳐온 사찰로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정화스님의 전법과 포교에 대한 원력이 지대해 구순을 넘긴 연세에도 직접 법석에 오를 정도였다고 전한다. 2021년 100세의 연세로 입적한 정화스님의 원력은 상좌이자 현재 주지 목윤스님이 잇고 있다.

정혜사도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잠시 포교의 날개를 접었다가 올해부터 그 날개를 화려하게 펼칠 계획이었다. 경내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던 다른 사람 명의의 땅을 사들여 온전히 경내지로 만들고, 도량정비를 통해 전법도량으로의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었던 것. 하지만 화재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졌다. 화재로 인한 피해는 처참했다. 3층 규모의 전각은 모두 불에 타 시꺼먼 잔해만이 남았다. 갑작스러운 화재였으므로 부처님을 이운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그나마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아 전각만 전소되는데만 그친 것은 다행이다. 전각 앞에 창고로 쓰던 공간이 임시법당으로 꾸며졌다. 부처님도 없어 사진이 그 자리를 채웠다. 법구와 가재도구도 거의 남아있는 것이 없다. 당장 법당과 전각을 복구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불에 탄 전각의 뼈대를 살려 리모델링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지만,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심포교를 위해 아낌없이 쏟아붓기만 했던 정혜사로서는 막막하기 그지없다.

정혜사 주지 목윤스님은 “은사 스님이 가난한 사람을 위해 절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항시 강조하셨기 때문에 대부분의 절 살림을 우리의 힘으로 꾸려와서 무엇을 부탁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며 “하지만 스러져가는 부처님 도량을 반드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절실함이 더욱 크다. 염치불구하고 도움을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혜사의 3층 규모 전각이 잿더미가 됐다. 
정혜사의 3층 규모 전각이 잿더미가 됐다. 
전소된 전각 내부 모습. 법구와 살림살이가 남아 있는 것이 없다.
전소된 전각 내부 모습. 법구와 살림살이가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그나마 쓸 수 있는 물건들은 끌어냈지만 많지 않다.
그나마 쓸 수 있는 물건들은 끌어냈지만 많지 않다.
화마를 피한 창고가 임시법당이 됐다. 
화마를 피한 창고가 임시법당이 됐다. 
임시법당에서 목윤스님이 기도하고 있다. 부처님도 화마가 휩쓸고 가 사진으로 대신했다.
임시법당에서 목윤스님이 기도하고 있다. 부처님도 화마가 휩쓸고 가 사진으로 대신했다.

※정혜사 후원계좌 : KB국민은행 221-01-0308984 대한불교조계종정혜사

수원=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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