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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7년 6월 9일 ~ 10일 용주사 템플스테이에서...
글쓴이 용주사 날짜 2017-06-29 조회수 13644

용주사(경기도 화성시 송산동)에서 하는 템플스테이 참가신청이 된다고 하여, 불교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가 하는 궁금증과 절 체험을 직접 접해보고 싶다는 기대로 신청을 하였다.

 

 

 

69일 금요일, 오후 2시까지 용주사 도착이라 1교시 회의부터 2,3,4교시 수업을 연달아 하고서는 주위 선생님들의 부러운 시선을 한껏 받으며 용주사로 출발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르쳐주는 대로 가는데... 처음 가보는 길이라 긴장도 되고 체험에 대한 기대도 되는 심정으로 용주사에 무사히 도착을 하였다. 도시에 최 근접한 사찰이지만 생각보다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좋았다. 그렇게 웅장하지도 않고 시멘트로 말끔하게 포장하지 않은 허술한 주차장시설도 좋고, 절 담벼락에 스님을 고발하는 커다란 현수막을 그대로 걸어두어 절의 내부의 일부분의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걱정하던 것과 달리 템플스테이 간판이 의외로 크게 붙어 있어 금방 찾아 문도 없는 입구를 들어가니... 커다란 둥그런 흙 마당이 나온다. 담벼락 주변은 정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 꾸며져 있고... 기역자로 한쪽 벽들을 모두 채운 3층짜리 길고 커다란 건물이 맞은 편에 있는데... 그 중 한 쪽에 평상에 한 분이 앉아 계시고, 물으니 여기가 맞다고 하시고 계속 물으니 자기도 사무직원이 아니라 체험 온 사람이라고 한다.

건물을 들어가니 출석 싸인을 하고 갈아입을 옷과 물 그리고 2층의 이방, 저방 중 이방으로 들어가라고 한다. 듣고 보니 방 이름이 이방이요, 저방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데... 머리가 무겁고 찡하고 속이 울렁거린다. 때로 너무 피곤하고 힘들면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속이 채한 것처럼 되어 온몸이 꼭 속박된 것처럼 될 때가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그 전조증상 같은 증상이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1,2,3,4교시를 하고 한 시를 쉬지 못하고 일하다가 서둘러 점심을 먹어 채하는 건가? 하고 생각하며 옷을 갈아입고 몸 조심을 하고자 커다란 방 한쪽에 누워 눈을 감고 이 증상이 서서히 가시기를 기다렸다. 다행이 옷을 갈아입고도 30여분이 남아서...

 

 

 

1층에서 1차 활동들을 하는데... 몸이 계속 짓눌리듯이 기를 펴지 못하겠고 눈을 감겨왔다. 그러나 눈을 감아도 스님의 말씀은 명료하게 나에게 잘 다가와 말씀을 조금도 놓치는 것은 없었다. 몸이 졸린 것이 아니고 머리가 짓눌리듯 조금씩 아파오고 점심 때 급하게 먹은 음식들이 위 속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글 이름 짓고 자기이름 소개, 스님의 불교 강의... 모든 것들이 좋았지만 나는 흠벅 빠져들지 못하고 몸이 꼭 갇혀있는 것처럼 그런 상태였다. 휴식이 있고 모두 같이 절을 죽 돌아 소개하시는 분의 설명을 들으며... 대웅보전의 모습도 좋았고... 그 속에 탱화들도 좋았다. 그리고 저녁을 아니 먹으면 긴긴 시간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아 아주아주 꼭꼭 씹어 천천히 먹었다. 천천히 먹으니 더 음식의 맛을 전부 제대로 느끼고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 두 시간 후에도 먹은 음식이 계속해서 소화되지 못하고 위에 쌓여 있는 것 같았다.   씹어 먹는 소화제를 얻어 먹었는데... 그 소화제마저 위에 쌓여 있는 것 같았다.

한숨 푹 자고 나면 낫겠지.

하고 일찍 일정이 끝나자마자 나는 누구보다 먼저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구석자리에 누워 눈을 감았다. 바닥은 따뜻했고, 공기도 깨끗했고, 방도 넓고 쾌적했다. 난 그 커다란 방의 구석에 잘 자리를 잡고 누워 눈을 감았다. 쉽게 잠이 오지도 않았다. 정신은 명료하지는 않아도 몸이 착 가라앉아 뒤척거리게 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잠을 못잔 것도 아니나, 자다가는 세 번 일어나 화장실에 가고 다시 잠을 청했다. 아주 깊게 잠이 들지는 못했지만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잠을 잤다.

4시에 잠을 깨우러 오신 목소리를 듣고는 나는 제일 먼저 벌떡 일어나 세수를 하고 얼굴에 크림을 찍어 발랐다. 이제 개운한 몸과 정신으로 체험에 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420분에 1층으로 내려가서 앉아 보니 그렇게 머리가 깨질 듯 아픈 것은 아니나 계속 몸이 무겁고 머리가 우리하게 아파 왔다.

새벽에...

스님의 청아하고 낭랑한 독경 소리를 가깝게 지척에서 들으며 스님과 같이 절을 한다. 몸은 무거웠어도 스님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거기에 맞춰 오체투지 절을 하는 것이 정말 좋았다. 머리가 더 맑았으면 하는데... 그 상태는 그대로였다. 그때서야... 잠을 잘 자고 일어났는데... 왜 이러지? 하는 의문이 고개를 들었다. 이건 뭔가? ... 이 곳에서 몸이 더 짓눌리는 기분이지? 공기도 좋고 한데...

이어서 소원구슬을 꿰며 108배를 했다. 귀 뒤로 땀이 흘러내렸다. , 이것이 108배구나 하고 느끼고, 함께 108배 동안 내 기원을 담은 염주 팔지도 완성되었다.

아침 공양도 천천히 걸어가 어제와 같이 천천히 꼭꼭 씹어 먹었으나 아직 내 소화기관은 별로 활발히 활동하지 않고, 다시 위 속에 쌓이며 머리가 조금씩 아프고 몸이 무거웠다. 모든 활동이 좋았고 스님의 말씀도 좋았는데... 또 주변 공기도 좋고 절의 풍치도 멋지고, 음식도 맛있고 깔끔하고 좋았는데... 왜 이렇지? 하는 물음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절이라는, 절 생활이라는 것이 나에게는 맞지 않는 것인가? 라는 물음이 먼저 생겼다.

그런데... 불교에 대한 공경심을 생각하면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절이라는 공간이 싫거나 맞지 않는다는 것은 나에게 너무 실망스런 일이다용맹정진하는 그런 정신을 가진 이런 절 생활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일단 그 생각은 접어두고 그 반대로 생각해 보았다.

이제 네가 놓지 못하고 가지고 질질 끌고 있는 그것을 내려놓아라. 하는 짓누름은 아닐까? 하는 생각... 그러고 그 생각을 가지고 그대로 그 무게를 견디고 가만히 있으려고 노력했다. 점점 그것이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기 와서 이제 내려놓아라.. 그런데... 난 아직도 놓지 못하고 놓을 준비나 상황이 안 되었다고 생각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아침을 먹어도 계속 소화가 되지 않고 위에 얹혀 있고 몸은 그대로 무겁고 머리도 무겁고 무력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지금 하는 체험이 싫다거나 다가오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아침을 먹고 숲 체험을 나섰다.

천천히 걸어 식당 뒤 얕은 산길로 접어 들었다. 오래된 나뭇잎이 푹신하게 발에 밟히고 사람들이 많이 다녀 잘 길이 들은 고요한 곳이다. 커다란 나무들이 양 옆에서 서 있는 그런 길을 일렬로 걸어 올라갔다. 나는 일행의 가운데쯤 올라가고 있었다. 중간쯤에서 저 앞 스님께서 걸음을 멈추고 그대로님과 그냥님이 줄의 앞 뒤에서 길다란 천을 나눠주었다. 내가 받으려고 하니 두 사람 당 하나라고 말씀하신다. 앞에 가던 두 남자선생님이 짝을 지었고, 나는 당연히 뒷사람과 짝이 되려고 뒤를 돌아보니 뒤에 오던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짝을 짓고 나머지 한 사람은 이미 뒷사람과 짝을 지은 상태였다.

일행 25명으로 한 명이 짝이 없단다. 중간에 가던 내가 짝이 없어진 것이다. 아주 잠깐 뒷사람 세 명이 원망스러웠으나(내 중심으로 해석해서 자기네들끼리 유아적인 짝짓기를 했다는 생각으로) 에이, ... 하고 내 생각을 털어 버렸다. 그냥 구경하며 걸으면 될 걸... 순간 그런 생각하고 있었더니 곧 앞에서 그대로님이 나를 앞으로 나오란다. 짝을 찾지 못해 앞에서 걸어가는구나 하고 약간 부끄러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분위기를 보니 스님과 한 짝이 되어 스님의 안내를 받게 된 것이다.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짝 없는 존재에서 제일 잘 아시는 스님과 짝이 되었으니 짝이 없었다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게 된 것이라는 깨달음을 가지게 된다. 최악이라고 생각한 바로 그것이 최고의 선물이 되는 그런 것으로...

스님과 짝이 된 것이 처음에는 어색하고 약간은 난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눈을 가리고 스님의 손에 의지해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안내하는 사람은 아무 말도 해서 안 되고 눈을 가린 사람은 두 발의 감각에 집중해서 걸으라고 하셨다. 나는 눈을 가리고 가면 캄캄한 앞 때문에 주춤거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저 스님의 손을 의지해 편안하게 걸으면 되었다. 조금 오르막이면 스님의 손이 조금 올라가고 내리막이면 조금 내려가고 왼쪽 으로 틀어지면 그만큼 틀어서 걸으면 되었다. 나는 눈앞은 캄캄하지만 마치 따뜻한 자궁 속같은 길을 좋은 안내자를 따라 걷는 그런 기분이었다. 내가 걷는 캄캄한 인생길을 이러한 안내자에게 안내를 받으며 걸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스님의 안내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곧... 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의 형상화일 뿐... 내 인생길에 있어서 스님의 손은 바로 금강경이고 반야심경일 것... 늘 그렇게 여긴다고 그러면서 그 가르침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렇게 멀거니 서서 바라보기만 한다...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기만 하면서... 좋은 것이다. 좋은 것이다 하고 입으로만 떠들고 있다... 말씀을 전적으로 받아들이자... 그것은 가까이 있고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내가 버릴 수 있다...

금강경과 반야심경이 부처이고, 스님의 안내일 것이다. 그 따뜻함은 거기서 오는 것일 것이다.

 

 

 

그 후로도 계속 몸의 무거움과 무력함, 머리가 아파오는 것은 계속 되었다. 소나무를 껴안고 있어도... 천천히 절 경내를 걸어보아도... 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이것이 지나가기를 기다려 보아도 마찬가지 였다. 내 몸의 무거움이 싫었다기보다는 더 쾌청한 정신으로 여기서의 생각을 받아들여 보고 싶다는 소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 몸은 그곳을 떠날 때까지 그대로였다.

 

 

 

스님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조금씩 생겨났다.

길안내 손길 하나로 내가 관념적으로만 생각하던 부처님의 가르침이 이렇게 따스한 것이라는 것을 전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 따스함에 메이지 않으려 또 노력하면서...

집에 도착해서도 아직도 잘 돌아오지 않는 몸의 쾌청함을 기다리며 이제는 서서히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나를 지켜보며 이 몸의 무거움이 떠나는 것을 이제는 아쉽게 바라보고 있다.

 

 

 

어찌 보면 이 몸에서 느껴졌던 괴로움은 이제 너의 진상들을 다 털어버리라는 가르침. 내 몸에 있는 찌꺼기들이 나를 괴롭히는 것... 그런 것들을 털어버려야 한다는 것을 일거에 받아들이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하면 소중하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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