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참여마당 > 언론에 비친 용주사
제목 2교구 신도회장 민학기 변호사
글쓴이 용주사 등록일 2009-02-02
첨부파일 조회수 2035
 

    

민학기 변호사

“법에서 찾지 못한 진정한 행복, 불교서 발견”

 민학기 변호사는 용주사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사찰의 크고 작은 법률문제를 도맡아 온 불자이다. 사회 정의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불교였다.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로 법대에 진학했다. 쌍용건설에서 회사생활을 하다가 사법시험에 도전, 판사가 됐다. 이후 법조계에 몸담고 활동해왔지만 법률적으로 정의와 행복을 추구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느끼고 종교에 눈을 돌렸다. 사회 정의와 행복을 화두로 들고 다양한 종교를 접했다. 수많은 고민 끝에 정착한 곳이 바로 불교였다. 민학기(55세, 법명 현우) 변호사와 불교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난 1월21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사무실에 그를 만났다.

  

 

절대자 아닌 자신에 중심 둔 사상·교리에 매료

“교구신도회,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만들고 싶어”

    

민학기 변호사는 2007년부터 용주사 고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사찰의 크고 작은 법적 문제를 도맡아 해결해 온 신심 깊은 불자다. 변호사라는 직업 덕분에 경기 지역에 거주한 많은 스님들과 자연히 인연을 맺게 됐다. 지난 1월17일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에서 열린 교구신도회 대의원 총회에서 신임 제2교구 신도회장에 선출됐다.

민 변호사는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법조계에 발을 들였다. 대구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서울지방법원 등을 거치면서 판사로 활동하다 1998년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법조생활을 통해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사회 정의나 행복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법을 공부하게 됐지만 법률적인 정의로는 진정한 행복과 진리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신적인 세계에서 진리를 깨닫게 되면 세속적인 정의나 불의의 한계가 부드러워지게 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 종교적 진리를 추구하게 됐습니다.”

 

그런 민 변호사가 불교를 접하게 된 것은 1990년대, 판사로 재직하던 시절이었다. 절을 찾아 휴식도 취하고 스님들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자연스레 불교를 접했다. 불자도 아니고, 교리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불교에 관한 용어도 생소하기만 했다. 하지만 교리를 알기 전에 만난 불교는 그에게 ‘편암함’을 주었다. 그렇게 자주 사찰을 찾게 되면서 마음도 편해지게 됐다. 많은 종교를 찾아다니면서 그가 구하고자 했던 행복이 바로 불교에 있었다.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세상의 모든 일을 설명할 수 있는 교리를 가지고 있어요. 이 점이 사물은 선과 악, 두 가지 대비적인 개념으로 나누는 다른 종교들에 비해 불교가 갖고 있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외부에 있는 절대적인 존재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종교와는 달리 절대자가 아닌 자기 자신을 중심에 두고 깨달음을 추구하려는 종교는 오직 불교뿐입니다.”

 

불교를 접하면 접할수록 불교의 사상과 교리가 그를 매료시켰다. 정신적인 행복을 얻기 위해 많은 종교를 접해 왔던 민학기 변호사가 불자가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절대자를 숭배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내 자체가 진리체’라며 불교를 주관적 종교로 강조한 숭산스님의 말씀도 항상 잊지 않고 지낸다.

불교를 접한 이후 교리 공부에도 매진했다. “불교를 알아가다 보니 스스로 교리에 대한 공부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민학기 변호사는 경전을 읽기 시작했다. <금강경>을 비롯한 불교 경전을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익혔다. 7년 전부터는 <법화경>, <금강경>, <아함경>, <수심결> 등 불교 교리 강의를 하는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부했다. 이와 함께 수원 지역 법조인들로 구성된 수원법조불자회에서도 매달 모임을 갖고 불교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법조불자회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법회를 봉행하거나 교리 공부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

민학기 변호사가 제일 좋아하는 경전 구절은 <금강경>에 있는 ‘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행사도 불능견여래)’라는 구절이다. ‘만약 색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 나를 보려거든 이런 사람은 사도를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능히 여래의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다’라는 뜻. 다시 말해 상에 집착하면 그것은 삿된 길에 접어들게 되어 진리를 보지 못하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과 종교 이야기를 나눌 때도 항상 인용한다”는 그는 “이 구절을 통해 매 순간 진리를 볼 수 있도록 스스로를 경책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 한 쪽에 죽비도 가져다 놓았다.

 

 바쁜 변호사 업무 속에도 틈나는 대로 절을 하며 신행도 이어오고 있다. “절을 하면 그 자체로 마음이 차분해지고 잡다한 생각이 사라진다”는 민 변호사는 심란해진 마음을 다스리는 데 절이야말로 가장 좋은 수행법이라고 말했다. 2007년에는 평창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3보1배 정진을 하며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처음 불교를 접했을 때의 마음을 다시 되새겼다.

 

“교구신도회를 살아 있는 유기체 같은 모습으로 만들고 싶다”며 신임 교구 신도회장으로서의 포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불교가 사회적으로 힘을 갖춘 종교로 자리매김하고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신도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 변호사는 교구 신도회 임원도 주변 사람을 뽑기 보다는 신도회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만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설득할 계획이다. 집행부 구성이 마무리되면 각 말사를 순회하며 신도회의 기반을 다질 방침이다. 또 오는 부처님오신날을 전후로 제2교구 통합 봉축법회를 준비 중이며, 교구 신도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체육대회와 성지순례 등 항상 신도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에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은 20여 년이라고 생각한다”는 민학기 변호사는 “그 시간 동안 불교를 위한 활동을 하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생의 남은 시간을 불교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고 원을 세운 민학기 변호사의 법명은 현우(玄牛).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검은 소’이다. 2009년 소의 해를 맞아 새롭게 신도회장을 소임을 맞아 정진해 나갈 그에게 잘 어울리는 법명이다.

 

“용주사 주지 정호스님으로부터 현우라는 법명을 새롭게 받았습니다. 기축년 새해를 맞아 특별히 의미 있는 법명인 것 같습니다. 소의 묵묵함처럼 한 사람의 불자로서, 교구 신도회장으로서 올 한해 더욱 정진해 가겠습니다.”

 

 

 민학기 변호사는…

1955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민학기 변호사는 대구 계성고등학고를 거쳐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이후 법조계에 입문해 대구지방법원, 수원지방법원,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에서 판사로 활동했다. 1998년 변호사 개업 이후 안산시 갑구 선거관리위원장, 수원지방법원 조정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수원지방변호사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7년부터 제2교구본사 용주사 고문변호사로 활동해왔으며, 지난 1월17일 제2교구 신도회장에 선출됐다.

수원=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사진 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불교신문 2497호/ 2월4일자]


아이누리 관광코스 4개 코스 테마별 소개 - 기호일보
CNB TV 핫포커스_덕본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