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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추억에 남을 경기도 여행을 떠나라
글쓴이 용주사 등록일 2009-02-11
첨부파일 조회수 1630
 

"추억에 남을 경기도 여행을 떠나라"

 


◇ 이길원, 한국 문화관광 해설사회장 

 

요즘 학교생활이 상급학교 진학만이 학생들의 인생의 목표인 것처럼 미친 듯이 공부만 해야 하는 실정이고 보면 일찍이 좋은 교육제도를 창안해 내지 못한 기성 세대들에게 무한책임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매년 수학여행이라는 좋은 메뉴가 있어서 몇 년간의 학창생활에 추억을 심고 인생의 새로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전통이 아닐 수 없다.

굳이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전통이라고까지 말하고 싶은 것은 어느 학교를 다닌 모든 선배들이 수학여행이라는 추억을 심어놓고 그 학창을 떠났던 것이고 사회에 나와서도 모든 사람들이 남자는 군대 갔다온 이야기가 여자들은 수학여행 다녀온 이야기가 인생에 가장 자랑스러운 무용담이라고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수학여행의 추억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스토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에 수학여행의 전통도 학교의 연륜처럼 쌓여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일 것이다.

몇 년 전에 늦게 낳은 아들이 한라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는데 느닷없이 한낮에 핸드폰을 걸어왔다. “아버지! 여기 한라산 정상인데요. 세시간만에 올라왔어요. 아이들은 지금 저 밑에 있어요.”그날은 하루 종일 아버지의 기분이 좋은 날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두고두고 왜 하필 수학여행이 한라산 이었나 하는 생각과 그좋은 수학여행 자리에서 까지 치열하게 한라산 오르는 경쟁을 시켰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던 차에, 이제 날씨도 풀리고 봄방학의 짬을 내어서 ´가족과 함께하는 우리고장 경기도의 여행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수도권 학생들이 보통 여행을 간다면 경기도는 살고 있으니까 시시해보이고 멀리가야 여행 맛이 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경기도는 고구려 신라 백제가 서로 차지하려고 격전을 벌리던 풍요의 요충이었고 고려조선1000년 고도의 터전이 경기도였다면 경기도만큼 역사문화유적이 많고 조상의 얼과 혼이 서린 고장도 전국에 드물다.

가족과 함께 또는 가까운 친구 몇이서 도란도란 허심탄회하게 조상의 얼과 혼을 찾아서 뜻있게 여행할 수 있는 경기도의 길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한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단촐하게 봄방학 여행을 떠난다면 유적지의 교통편이나 주차 숙박시설 등 수용시설에서도 문제 될 곳은 없다. 다만 학생들이니만큼 젊은이들에게 조국에 대한 사명과 꿈과 용기를 심어 줄 수 있는 교육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곳 이어야 할 것이다.

 여주 신륵사 강월헌 일출 


그렇게 고민해 본다면 나는 여주 신륵사에서 남양주시 다산 선생유적을 찾아보는 남한강변 코스를 추천 하고자 한다. 고려가 망하고 새 주인을 섬기기를 거부한 목은 이색이 신륵사에 머무를 때 방원의 명을 받은 경기감사 조영규가 어주를 바꿔치기한 독주를 보냈을 때 술병을 막은 대잎을 뽑아 강물에 던지며 “내가 충신이면 이대가 살 것이요, 내가 역적이면 이대가 죽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독주를 마셨다던, 그 여강변의 고색창연한 신라 사찰 신륵사를 돌아보자.

한글과 측우기 어제의 성군 세종대왕의 영릉을 둘러보고 나라를 구해보려 몸부림쳤던 비운의 왕비 명성황후의 생가를 숙연히 돌아보고 나면, 생거 진천하고 사거 용인하라던 용인(요새는 생거 용인 이라 하던가?)쯤에서 하룻밤을 쉰 다음에 남양주 양수리의 다산유적을 찾아보면 민생민본, 실사구시의 다산의 철학에서 민족웅비의 젊은 야망들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시간이 남는다면 우랄알타이 기마민족의 뿌리를 찾아서 몽골 문화촌의 게리를 체험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기도에서 또한 코스를 추천한다면 이번에는 성곽 순례를 권하고 싶다.

우선 먼저 행주산성을 가야할 것이다. 바다에서 이순신이 연전 연승을 한 반면 육지에서는 밀리기만 했던 임진란 전투에서 완벽하게 적을 막고 완승한 전투는 권율장군의 행주산성 전투이다. 부녀자까지 총력전으로 국난을 극복했던 역사의 현장은 젊은이들에게 끓어오르는 애국심과 자신감을 심어 줄 것이다.

다음에는 한강 강변로를 따라서 남한산성으로 가라.

여기에는 우리민족이 지난 세월 200년간 웅비하지 못했던 이유가 그곳에 있고 국가가 강하지 못하면 어떤 치욕을 당해야 했는가를 산성은 말해주고 있을 것이다.

◇ 남한산성 수어장대, 영조가 내린 무망루(無忘樓)라는 편액이 있다. ⓒ 데일리안


삼전 나루에 나가서 인조가 청태종에게 항복했을 때 세 번 절하고 한번 절할 적마다 세번씩 돌에 머리를 찢었다고 한다. 얼굴이 만신창이 되고 피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인조는 몇 달 동안이나 신하들에게 얼굴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기록은 전한다.

그때 청태종은 여러 가지의 요구를 했는데 수레를 만들지 말 것, 장사를 하지 말 것, 성을 쌓지 말 것 등등을 요구 했다고 한다.

오늘날 자동차를 잘 만들고 배도 잘 만들고 장사도 잘 하는 우리 민족의 역량을 족쇄로 채워서 200년간이나 역사 속에서 낙후하도록 근대화를 막았다는 청태종의 계략에 몸서리를 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분당쯤에서 하룻밤을 자고 수원 화성으로 가자.

화성은 청태종이 쌓지 말라고 한 성을 쌓은 것이기 때문에 자주독립의 성이다. 그리고 부자 천륜의 효의 성이다. 그리고 민생 민본의 실용주의를 실천하려던 개혁의 성이다. 자! 못이룬 이산의 꿈은 젊은 그대들이 이루어주는 게 어떠한가?


그러나 봄방학 여행을 반드시 너무 교육적이고 틀에 박힌 어른들 취향만 따를 필요야 있겠는가? 오히려 조용히 명상도하고 북적거리는 도시와 친구들 곁을 떠나서 고독한 여행은 어떤가? 오히려 상상력을 키울 수도 있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할 수도 있겠고 짜임새 있게 스케줄을 짠다면 젊은 날 인생의 알찬 체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 정조대왕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화산으로 천봉하고 융릉을 만들었다.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위해 원찰 용주사를 세웠다. 다른 사찰과 다른 구조를 가졌으며 ´부모은중경´이 있다. ⓒ 데일리안


그렇다면 템플스테이도 좋지 않은가? 용주사 신륵사 용문사 등이 좋다.

어촌체험 농촌체험도 좋을 것이다. 화성 해안에가서 갯벌체험을 하고 삼국시절 당나라와 서역을 드나들던 당항성의 옛터 당성을 이른 다음에 지평선을 바라보며 천년의 영욕을 고민해 보다가 시화호 간석지에 있는 100억만년 전의 공용알 화석들을 만나본다면 우주의 역사에서 백년의 인생사가 얼마나 짧고 그래서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죽었다고 그렇게 세상이 떠들던 시화호가 살아있는 현장인 인공습지를 둘러보면서 죽을 듯 죽지않은 끈질긴 대자연의 섭리와 집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젊은 야망들이 그곳에서 싹틀 것이다. 이 봄에......

◇ 화성 살곳이 갯벌, 제부도 앞 바다가 물때를 맞추어 가면 볼 수 있다.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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