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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3관음 성지를 찾아서 용주사- 불교신문
글쓴이 용주사 등록일 2010-05-07
첨부파일 조회수 2036

③ 화성 용주사

대웅전 닫집에서 발견된 원문(願文)에 의하면 1790년 10월1일 고승대덕 스님들이 용주사 대웅보전에 모여 점안식을 거행했다. 삼존불은 전국의 조각 명인 20명이 초청되서 조성되었고 후불탱화는 당시에 정조의 총애를 받던 김홍도가 그렸다고 <본사제반서화조작등제인방함>에 기록되어 있다.

일체 중생을 자비로 구제하는 어머니

관음보살 품에서 ‘효심은 불심으로’ 승화

용주사 대웅보전. 천보루 기둥에 33관음성지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도세자의 위패가 있는 호성전 앞 부모은중경탑.

1623(인조1)년 억불정책으로 스님들의 도성출입이 제한된다. 그렇다고 불교가 위축된 것은 아니다. 성리학이 일상생활의 규범으로 인식되고 정치철학의 통치이념으로 자리 잡았지만 불교 역시 많은 사람들의 신앙으로 위치를 점했다. 1790(정조14)년 창건된 용주사가 그 예다.

정조는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부친 사도세자의 묘를 화산(花山)으로 옮겨 현륭원(顯隆園)이라 정하고 신하들로부터 ‘천하제일 복지(福地)’로 추천받은 옛 갈양사터에 용주사를 창건한다. 국왕의 뜻에 따라 국가공사로 시작됐고 불사비용 또한 스님들 뿐 아니라 각 궁가와 중앙 및 지방관가로부터 시주를 받아 충당했다.

용주사 창건불사에 당대 최고의 명인들이 참여했는가 하면 불과 7개월 만에 불사를 완성한 것은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한다. 이 후 몇 차례의 전란으로 일부 소실되긴 했지만 창건당시 아름다운 성보들은 대다수 남아 있다.

경기도 화성 송산동에 위치한 용주사는 남북의 직선 축 위에 대웅보전과 천보루, 삼문을 두고 대웅보전 앞마당 좌우에 ‘ㅁ’자 모양의 나유타료와 만수리실이 대칭으로 위치해 기하학적인 공간구성을 취하고 있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사찰에서 볼 수 없는 문을 만난다. 복원된 홍살문과 삼문(三門)이다. 홍살문은 왕실의 능이나 관아 등에 붉게 칠한 두 개의 기둥을 세운 문으로 경의를 표하는 장소의 의미를 갖는다. 지난 2008년 용주사는 홍살문 복원과 함께 사도세자 제향의식까지 100년 만에 복원했다.

일주문과 천보루 사이에 있는 삼문은 동서옆문과 중앙 대문에 각각 문이 나 있다. 사찰에선 보기 드문 양식이다. 홍살문을 지나면 왼편에 용주사 효행박물관이 있다. 박물관에는 정조 때 제작한 불설부모은중경판 뿐 아니라 정조가 직접 지은 게송 어제화산용주사봉불기복게, 김홍도가 그린 사곡병풍등 수많은 성보들이 전시돼 있다.

지난 2008년 복원된 홍살문.

용주사에는 당대 최고 명인들의 숨결이 깃든 예술적 아름다움이 경내 곳곳에 남아 있다. 그 중 천보루를 지나 대웅전에 들어서면 불교예술미의 절정에 이른다. 화려한 닫집아래 석가모니부처님, 약사여래불, 아미타불의 삼존불과 후불탱화의 웅장한 장엄미가 압권이다.

석가여래불은 정읍 내장사의 계초스님 등이, 아미타불은 지리산 파근사의 봉현스님 등이, 약사여래불은 간성 건봉사의 상식스님 등, 전국 조각명인 20여명이 불심을 응축해서 예술혼을 불어넣은 걸작이다. 후불탱화 역시 당시 정조의 총애를 받은 김홍도가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불화에서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인물음영법을 후불탱화에 접목시켜 불교미술사에서도 획기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대웅보전 옆에는 사도세자의 위패를 모신 호성전이 있고 그 앞에는 부모은중경탑이 있다.

용주사는 사도세자에 대한 정조의 간절한 효심이 불심으로 승화되어 창건돼 오늘날까지 정조의 효심이 사찰 곳곳에 스며있다.

<사진> 대웅전 후불탱화 중 관세음보살.

용주사가 ‘효행원찰’로 불리는 근거다.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며 일체 중생을 고통에서 구제하는 어머니란 의미로 관세음보살은 ‘대성자모(大聖慈母)’라고도 한다.

정조는 장흥 보림사의 보경스님으로부터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받아 읽고 통곡을 하게 된다. 그의 가슴을 울렸던 것은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끝없는 사랑이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을 유교에선 효로 이해했다.

하지만 효가 불교의 보은(報恩)사상을 만나면서 위에서 아래로의 대자대비한 은혜를 전제하게 된다. 용주사에 머물면서 한동안 잊고 살았던 어버이의 큰 은혜를 다시금 떠올리며 두 손을 모은다.

용주사=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 2618호/ 4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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